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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란
HIT : 94 WRITER : 이길옥 DATE : 18년09월14일 06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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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란> - 시 : 돌샘/이길옥 - 벼랑 끝 좁은 틈에 몸을 붙이고 둥지를 틀었다. 울퉁불퉁한 바위 등의 콩알 같은 돌기를 손톱 닳도록 움켜쥐고 질긴 명줄로 폭풍의 위세를 기죽이며 터를 닦았다. 뜨거운 뙤약볕에 타는 갈증쯤이야 습한 공기를 짜 축이고 손금 같은 벼랑의 골을 따라 내린 실뿌리 바위의 심장 소리로 키웠다. 흙 한 줌 없어도 물 한 방울 없어도 견디는 힘에 참을성 보태어 버틴 촉이 고통을 밀어 넣는 순간 벼랑이 겨드랑이를 들어 올린다. 겨드랑이 포근한 둥지에 짙은 향을 깔고 순백의 꽃 웃음을 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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