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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한 판
HIT : 65 WRITER : 이길옥 DATE : 17년06월24일 10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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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한 판> - 시 : 돌샘/이길옥 - 해 질 녘 쓰레기봉투 옆구리를 트던 도둑고양이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힐긋 낌새를 살핀다. 버릇이 하나도 없다. 눈치로 살아온 터라 고개 숙이는 법을 익혔을 턱이 없다. 슬그머니 자리를 뜨며 내 발걸음 소리에 관심을 쑤셔 넣는다. 장난기가 발동한 내 심사가 근질거린다. 모른 척 자리를 피하여 살짝 고개를 돌리다 마주친 고양이 눈빛 그 속에 불꽃으로 꿈틀거리는 원망의 소리 야옹, 날카로운 이빨에 씹혀 나오다 수염에 걸려 파르르 떤다. 내 장난기를 눈치챈 것일까 내렸던 꼬리를 바짝 추겨세우고 어슬렁어슬렁 뜯어놓은 봉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경계심이 발바닥에 달라붙어 있다. 여차하면 튕길 태세도 꼬리에 끝에 매달고 있다. 고양이와 나 사이에 전운처럼 감도는 팽팽한 긴장감에 내 장난기가 패배를 예감한다. 지금 당장은 도둑고양이를 쫓아내 이길 수 있지만 내가 돌아가고 난 뒤 도둑고양이는 통쾌한 걸음으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와 터진 쓰레기봉투 앞에 서서 척추 늘어지게 허리를 쭉 펴고 옴 붙었던 재수를 툴툴 털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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