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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발 만들다/나고음
HIT : 321 WRITER : 이길옥 DATE : 18년03월16일 21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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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발 만들다/나고음- 초록이 다투어 가지를 뻗는 작업장 문을 열고 흙 한 덩이 올려놓고 물레를 돌린다 젖은 흙과 손 사이의 얇은 마찰이 바람처럼 가벼워 원추형 기둥으로 끌어올리기 딱 인데 돌아가는 흙덩이가 사람 머리로 보인다 빙 빙 도는 물레 위에서 여러 개의 머리가 돌고 있다 중심잡기란 물레작업의 기본 중의 기본 중심도 잡지 못하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라했던가 헛도는 것은 흙이 아니라 내 마음임을 알았다 흙의 키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바람과 햇빛을 쓰다듬어 하나가 될 때 이마에 파란 힘줄을 따라 가슴까지 끌어올린 흙기둥으로 드디어 사발을 만들어 냈다 빙글빙글 따라 돌던 머리들이 하나가 되었다 작은 사발 하나에 살아있는 영혼이 쑥 내 가슴으로 들어온다. -詩 전문 계간지 『포엠포엠』2015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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