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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학/최성필
HIT : 320 WRITER : 운영자 DATE : 18년02월27일 17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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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학/최성필-

    읍내 학교로 통학할 때 버스는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마을 앞을 지나간다 엄마가 예쁘게 다림질한 교복 곱게 차려입고 운동화 깨끗하게 개울물에 씻어 햇볕에 쨍쨍 뽀송뽀송하게 말려 신고 버스에 탄다 버스가 동네를 지날 때마다 학생들이 터지도록 탄다 여학생은 앞에 타고 얼굴에 여드름이 버글버글 모자를 빼딱하게 쓰고 능글능글 웃으며 가방을 옆구리에 낀 불량 남학생들은 버스 뒤쪽에 탄다 차장은 문이 안 닫혀도 계속 사람을 밀어 넣는다 오라이! 차장이 버스 옆구리를 탕탕 치면 버스 기사 아저씨 일부러 브레이크 한 번 슬쩍 잡는다 밀려서 다 넘어져 문이 닫힌다 교복은 꾸게꾸게 엉망이고 신발은 밟혀서 흙투성이가 된다 키가 작은 나는 보이지도 않고 숨도 겨우 쉬고 실핀 예쁘게 꽂고 단정하게 빗은 단발머리는 핀도 없어지고 다 헝클어진다 매일 그렇게 다녔다 버스 뒤에 탔던 키 크고 늘씬하고 잘 생긴 불량 남학생 중 한 사람이 우리 남편이다 그런 속에 사랑이 싹튼 것이다 지금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때와 똑같이 -시집『다시 살고 싶은 날』(도서출판 포엠포엠, 2015) *최성필/ 경남 밀양 출생, 2015년『포엠포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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