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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를 쓰다/문정영
HIT : 23 WRITER : 운영자 DATE : 17년03월31일 15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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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를 쓰다/문정영- 아버지는 집 앞 강물로 쓰면 싱겁고 한낮의 햇빛으로 지우면 파랬다. 이른 저녁이면 뜨거워진 공기가 은어들처럼 파닥거렸다. 아버지는 조용히 흔들리는 물결을 2층 옥상에서 바라 보셨다 가문 날에 아버지를 부르면 독한 담배 냄새가 났다. 어린 나는 아버지와 익숙해지지 못했다. 아버지를 배워 아버지가 되었으나 그 사이 강가의 돌멩이들은 혼자 머무는 법을 익히기도 했다 아버지는 얼굴이 검었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아버지를 닮았다고 했다. 아버지와 몸이 닿아도 아픈 곳이 먼저 닿았다. 초봄에 붉은 저녁이 걸려 있던 오동나무를 잘라냈다. 잘린 밑동에서 자라는 새잎처럼 나는 키가 커갔다. 누군가를 가려줄 수 있도록 넓어지라고 하셨으나 마음은 금이 간 사기그릇처럼 소심했다. 아버지는 거름을 준 텃밭의 단감나무였다. 무언가를 더 줄 수 있다는 듯 주렁주렁 해를 매달았다. 아버지를 쓰고 싶었으나 읽는 법을 알지 못했다. -詩 전문계간지 『포엠포엠』 201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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