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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울음/이정록
HIT : 41 WRITER : 이길옥 DATE : 17년03월17일 19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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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울음/이정록- 빗방울이 연잎 위로 뛰어내릴 때 긴 발가락을 신나게 차올리는 까닭은 미끄러져도 통통 받아주는 아래 이파리 때문이다. 함박눈이 밤새워 새벽까지 내려올 때 흰 양말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까닭은 무거워도 끙끙 받들고 있는 엊저녁 숫눈 때문이다. 점심시간인데도 뒤꿈치 들고 고개 숙여 걷는 까닭은 흰 국화 꽃다발과 초콜릿과 깨알 같은 손편지를 받들고 있는 책상 때문이다. 누구 하나 빗방울 소리를 내면 수백 수천의 연잎에 소나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책상서랍 가득 파도소리 울먹이기 때문이다. 하늘로 날아올라 가는 꽃눈이 다시, 땅바닥에 떨어질까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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